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쁘리띠(chungeuni@naver.com)  


[위의 사진] 밥을 먹고 있는 부우(Bugu), 이란에서는 기차안에서조차 스카프로 머리카락을 가려야 한다.
 <터키에서 이란으로 가는 기차안>

터키의 반(Van)에서 어렵사리 이란으로 가는 기차표를 구했다.

저기 보라고, 저 사람들도 기차표를 구하고 있는데 너만 몰래 특별하게 주는 거라고 찡긋~ 거렸던 차장은
사람들이 화내서 안된다며 나만 조용히 역무실로 불렀고 기차표값을 내는 내 한손을 지긋이 잡고
한 손을 내 엉덩이 쪽으로 가져다댔다.

제길. 보통 때 같으면 가만안뒀지만
티켓 돌려달라 그럴까봐(정말 구하기 힘든 티켓이었다. -_-)
엉덩이를 빼고 손을 뿌리치는 선에서 끝냈다. -_-

나의 비굴함(-_-)과 아까의 구역질나는 상황을 진정시키며
그가 준 차를 마시며(-_-) 한동안 역무실의 구석에서 조용히 분노를 삭혀야 했는데
다행히 여러 사람들이 들락거렸고 잠시 뒤 핑계를 대고 기차역 로비로 나올 수 있었다.

그리고, 유쾌하고 호기심많은 이란의 무역상들을 만났다.

그들은 영어를 못했지만 친절하기 짝이 없었고
내가 기차안에서 누워갈 수 있는 공간을 얻을 수 있게,
밥먹어서 괜찮다고 아무리 말해도 사주고 싶다며 내게 밥을 사줬고
또, 국경에서 내 여권검사를 더욱 빨리할 수 있게(외국인들을 먼저 검사하긴 하지만)
특별히 신경까지 써 줘 이란인에 대한 나의 첫인상을 구름 위를 날게 했다.

그 중에 영어를 조금 해서 나와 보통 이란인 사이의 통역을 맡았던 한 사내는
당연히 나와 조금 더 의사소통을 하게 되었다.

그는 국경이 조금 지난, 타하린(Taharin)이란 도시에서 내려 집까지 버스를 타고 간다고 했는데
치과의사이며 결혼해 딸이 하나 있었고 터키가 이란보다 물가가 더 높아
터키에서 일자리를 알아보러 왔다고 했다.

그래서, 자기 부인과 딸 줄 선물을 내게 보여주고
가족이 있는 자기집에 대한 얘기를 하길래(놀러오라고) 그러마라고 했더니
점점 뭔가 이상하게 바뀌고 있었다. -_-

계속 내 주변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했고
짐을 가지고 내가 있던 기차칸으로 옮기질 않나
나와 함께 테헤란에서 내리겠다며 기차티켓을 바꾸고(10~12시간 더 가야하는 거리임)
이상한 뭔가를 순진무구한 얼굴로 얘기하려고 하는 것 같았다.
(나중에 알게됐지만, 이란 남자들은 그렇게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음흉한 말을 한다. -_-)

뭐야...이거...? -_- 했더니...

결국은 같이 자자는 것.

제길, 오늘 일진 정말 왜 이러는 거야! ㅠ_ㅠ

"미쳤니? 창피한 줄이나 알아!!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 네 부인과 딸에게 미안하지도 않니???"


때마침 차장이 나타나
"여자와 남자가 동일칸에 있는 것은 가족이 아니면 금지되어 있다." 며
날 여자칸으로 옮겨주었는데(정말 감사했다. -_-)
그 칸이 바로 [위의 사진]의 부우가 머물던 칸이었다.

이 칸에 옮겨온 이후에도 그 이란인은 자꾸 우리 칸의 유리창을 노크하며
나와서 자기와 제발 얘기 좀 하자고 지긋지긋하게 굴었는데
정말 화내면서 싫다고 얘기해도 막무가내였다.

참다못한 부우가 나가서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녀가 싫다잖아! 저리가버려!"

그녀의 포스는 강해서(나보다 강하다뉘...-_-)
그는 기차의 한쪽 끝으로 가 쪼그리고 앉아 두 손에 얼굴을 묻었다.

"너가 그들을 부르는 거야."

무슨 소리야? -_-;;

"네가 두려워하기 때문에 그들이 네게 다가오는 거라고.
마치 도망가면 더 쫓아오는 개나 벌처럼 말이지.
결국, 네가 그들을 부르고 있는거야."


사이프러스인이었던 그녀는 채식주의자로 정말 히피였다.

환경을 파괴하는 것은 그 어떤 것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최소화하려고 실천하고 있었다.
머리도 식초로 감고, [위의 사진] 에서처럼 직접 깎아만든 나무 숟가락을 이용했고 배를 채울 정도만 먹었다.
그리고, 매년 히피들의 자연친화적인 축제인 '레인보우 페스티발'에 대해 얘기해줬다.

그 페스티발에서는 모두가 자유롭고 모두가 서로에게 가르치며
히피들은 돈의 노예가 되지 않고, 돈은 필요한 만큼만 필요할 때 만들어 낸다고 했다.

"음. 그래서 히피들이 길거리 곳곳에서 뭔가를 만들며 작은 돈들을 버는 거구나?
근데 말야, 축제에서는 돈이 필요할 때 모자를 꺼내 서로 갖고 있는 만큼, 내고 싶은 만큼 돈을 낸다고 했잖아~
그런데, 모두가 돈이 없어서 필요한 만큼 모이지 않으면 어떡하지?"


그녀의 대답은 간단했다.

"우리는 마을로 나가서 공연을 해.
함께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지. 그럼 사람들이 돈을 줘.
그 돈으로 우리가 필요한 것들을 사는거지."


그 캠프는 터키의 한 산에서 열렸었다고 하는데, 세계를 돌며 열리고 있단다.
그녀는 그곳에서 만났던 이란인의 집에 간다고 했다.

---------------------------

난 아직도 내가 두려워하기 때문에
내가 두려워하는 것들이 내게 몰리고 있는 것인지 곰곰히 생각하고 있다.
(그래도, 나쁜 남자들은 너무 하잖아...ㅠ_ㅠ 벌레들도...)

요즘 몸이 안좋아 다니고 있는 한의원의 선생님에게
내가 침이 너무 아파서 견뎌내기 힘들다고
울상지으며 얘기했더니 선생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 침이 아픈게 아니라, 침이 두려운거죠. "

난 언제쯤 나의 두려움들을 극복할 수 있을까?

그녀는 내게 새로운 세계를 조금 보여줬다.

이란인에게서 날 구해준 그녀가 고맙고,
언젠가 레인보우 캠프에 참가해보고 싶다.

* 레인보우 페스티발 : http://www.rainbowserpent.net
(사이트가 맞나 모르겠다. -_-)

2007. 6. 25 pretty 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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