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여행에서 많이 먹은 음식을 물어보면 많은 분들이 식빵으로 만든 간단한 샌드위치와 햄버거 등을 예로 드는데요, 저와 제 친구는 장기 여행이기도 하고, 나이(?)도 있어서 그런지 여행가기 전부터 그런 빵쪼가리(ㅎㅎ)로 배채우는 건 하지 말자고 다짐을 했었죠^^;;
식빵만 먹고도 잘 다닌 사람들은 대부분 나이 어린 대학생... 하지만 저희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메뉴였답니다. 그리고 양식은 지겹게 먹을테니 음식을 해 먹을 땐 되도록 한식으로 먹자는 생각을 했죠.
사실 가기 전에는 파스타도 해먹고 이것저것 만들어 먹을 생각이었지만, 막상 가서 샌드위치며 햄버거며 파스타, 피자 이런 음식들에 질려서 음식을 하면 거의 무조건 쌀밥에 숭늉, 고기 반찬, 피클, 과일, 가끔 국 이런 메뉴들만 하게 되더라구요^^;;
먼저 유럽에서 해 먹은 음식들을 소개하자면... 처음 영국에 머물 때는 주방이 없는 호텔에서 숙박하느라 음식을 못해먹었고, 주방이 있어도 모든게 어색하고 처음이라 어리버리해서 제대로 된 음식을 못 해 먹었는데요, 처음 해 먹었던 음식이 바로 제일 만만한 제육볶음과 밥이었어요. 가지고 있던 볶음 고추장과 고기, 쌀만 있으면 할 수 있는 간단한 음식이죠^^
소고기는 유럽에서도 비싸기 때문에 한두번 밖에 먹지 않았는데요, 중국 슈퍼에서 한국 불고기 양념을 발견했을 때 그걸 이용해서 불고기, 길쭉이 함박 스테이크를 해먹었어요.
그 외에는 대부분 저렴한 돼지고기나 닭고기를 이용해서 요리를 해먹었는데, 제육볶음이 단골 요리였고, 닭도리탕, 돼지/닭 커리, 녹차 삼겹살 구이 등을 해먹었어요. 반찬으로 먹을만한게 별로 없기 때문에 1주일에 5번 저녁을 해 먹으면 그 중 4번은 고기 반찬을 먹을 정도로 거의 매일 고기를 먹었답니다. 그래도 열심히 돌아다니기 때문에 살이 쪽쪽 빠졌죠^^;;
2인 이상이고 3일 이상 머무는 곳에서는 계란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데요, 계란은 유럽에서도 우리나라에서 처럼 10개 단위로 판매하기 때문에 이동이 잦은 경우엔 적합하지 않은 재료에요. 계란은 간단하게 삶아서 과일과 함께 아침 대용으로 기차 이동하는 날 먹기 좋구요, 저녁으로 먹을 땐 계란찜을 해서 먹으면 간단하고 좋아요.
가장 많이 이용하게 되는 야채는 만만한 양파와 감자. 어떤 요리에도 넣을 수 있고,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이죠.
그럼 재료를 고르는 요령을 볼까요? 모든 재료는 세인즈버리, 까르푸 같은 큰 마트에 가면 모두 구할 수 있구요, 양념은 대부분의 호스텔에 구비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한국에서 고추장이나 불고기 양념, 소금 정도는 들고 갈 수 있으면 좋겠죠. 하지만 짐이 너무 많아지면 안되니 고추장은 튜브 고추장으로, 소금은 작은 필름 통 등에 덜어서, 불고기 양념은 유리병이라 무겁고 깨지기 쉬우니 현지 중국 슈퍼에서 구입하거나 작은 통에 덜어서 가져가는 게 좋아요.
쌀은 최대한 쌀알이 짧고 통통한 것으로 골라야 밥알이 날아가지 않구요(그래도 절대 찰진 밥은 안되지만), 최소 500그람~1킬로 단위로 판매하는데 1킬로짜리 하나면 두명이 매일 한번씩 밥을 해먹을 경우 1주일 정도 먹을 수 있습니다. 가격 2유로 미만. 통통한 쌀이 조금 더 비싼 편이에요.
고기는 무게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3~5유로. 호스텔 주방에 기구가 잘 갖춰진 경우는 칼이 있지만, 대부분은 칼이 없거나 한두개 뿐이니까 맥가이버 칼 등이 있으면 좋아요. 그래도 고기를 자르는 건 힘드니까(특히 생닭은 절대로 통째로 사지 마세요) 최대한 작게 잘라진 고기를 고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기는 한팩 구입하면 2-3번 고기 반찬으로 사용할 수 있으니까(2인 기준) 냉장고가 있는 경우 구입하는 것이 좋고, 냉장고가 없는 호스텔에서 머물 때는 과일과 샌드위치 등을 만들어 먹는 것이 좋아요. 소고기는 대부분 소 그림이 그려있거나 영어권이 아닌 나라라도 beef 라고 써 있어요. 마찬가지로 돼지고기는 돼지 그림이 그려있거나 pork라고 써 있구요.
과일, 많은 여행자들이 과일이 비쌀거라는 생각 때문에 과일을 거의 못먹고 다니는데요, 물론 예산이 빠듯한 학생들이라면 저렴한 주스를 이용하는 것이 부담이 적겠지만, 하루 2-3유로 정도 투자할 수 있는 분들이라면 한국보다 훨씬 저렴하고 맛있는 과일을 많이 드세요.
저희는 하루 한가지 이상 매일 꼬박꼬박 과일을 먹었는데, 아침이나 점심 대신 먹기도 하고 디저트로 먹기도 했죠. 비타민이 많아서 피로를 푸는데 도움도 되고, 섬유질을 섭취하니 화장실도 잘 가져서 좋아요^^ 저렴한 과일로 보통 커다란 청포도 1송이가 2유로 내외(여자 2명이 한끼 식사로 먹어도 충분할 정도), 복숭아가 5-6개 2유로 내외, 사과는 복숭아보다 약간 비싼 정도. 큰 마트에 5시 넘어서 가면 우리나라랑 똑같이 떨이 세일을 하기 때문에 저렴하게 과일을 구입할 수 있어요.
양파나 감자는 무게를 달아서 판매하는 걸로 2-3개만 구입하는 것이 좋은데, 이유는 물론 이동 때문이에요. 무겁고 부피도 커서 많이 사면 오히려 짐이 된답니다.
기타 간식거리들... 사람마다 다르긴 하지만 유럽에 가서 화장실에 자주 못가는 사람들이 꽤 많더라구요. 그걸 방지할 수 있는게 과일, 그리고 각종 요구르트랍니다. 가격도 저렴하니 이것저것 많이 먹어보세요.
과자는 대부분이 감자칩이지만, 가끔 초콧렛이나 카라멜을 바른 과자들이 있어요. 잘 녹지 않기 때문에 들고 다니기 좋고, 배고플때 비상 식량으로도 좋지요^^ 단, 카라멜 과자만으로 식사를 대신한 날은 너무 서러워서 뷔페가는 꿈을 꾸고 울면서 일어나는 부작용을 주의하세요 ㅎㅎ
물 고르기... 물을 조금 마셔도 살 수 있는 사람은 상관없지만 저처럼 물을 하루에 기본 2리터 이상 마시는 사람들에겐 매우 중요한 문제죠. 특히 가스 워터는 절대 입맛에 맛지 않는 분들은 우선 안전하게 에비앙(비쌈), 볼빅(오렌지맛 등을 제외한 그냥 파란색 볼빅, 에비앙보다 저렴) 워터를 구입하시면 되구요, 에비앙이나 볼빅이 없는 나라에서는 'nature', 'naturale', 'natural', 'mineral', 'minerale' 등의 단어가 적힌 물을 고르시면 되요.
단, 이런 단어가 써 있는 물 중에도 가스 워터가 있으니 영어가 통하는 점원이 있으면 반드시 'no gas'인지 확인하시구요, 확인이 안되면 확실하게 가스 워터라고 써 있는 물과 비교할 물을 들고 동시에 몇번 흔들어 보세요. 가스 워터는 아주 작은 공기 방울들이 생기고, 노가스 워터는 굵은 공기방울이 생기면서 금방 없어지거든요. 이렇게 하면 확실하게 no gas 워터를 구입할 수 있습니다.
ps : 가스물과 No가스물의 다른 구별법은요, 플라스틱 물병을 한손으로 잡고 눌렀을 때 어느정도 눌러지면 No가스물, 빵빵해서 딴딴하게 눌러지지 않는 건 가스물이랍니다! 구별하기 생각보다 쉬워요. 한번 해보시길. :) @쁘리띠주
유럽에서 간단 음식만드는 법 그럼 유럽에서 먹은 음식들의 만드는 방법을 간단하게 살펴볼께요~ (모든 음식은 2인 기준)
[쌀밥 하기] - 재료 : 통통한 쌀 1컵, 뚜껑 있는 냄비, 물 - 만들기 : 쌀을 2-3번 씻어서 물을 모두 버린 후 냄비에 넣는다. 냄비밥은 물이 넉넉해야 하므로 손등에 찰랑거릴 정도로 물을 넣는다. (손가락은 모두 잠기고 주먹 쥐었을 때 튀어나오는 손가락 뼈 부분을 살짝 넘길 정도의 양) 뚜껑을 덮어 센불에 올리고 물이 끓어서 뚜껑이 들썩이면 불을 약하게 줄인다 (물 끓기 시작하고 5-10분 이내). 약하게 줄이고 가끔 뚜껑을 열어서 밥이 익었나 확인하고(보통 3-5분 이내) 익었으면 불을 끈다.
외국인들은 물을 잔뜩 넣고 쌀을 넣어서 휘휘 젓다가 다 익으면 건져내서 먹는데요, 이렇게 하려면 길쭉한 쌀로 해야합니다. 길쭉한 쌀은 빨리 익기 때문에 10분 정도면 익지만 우리 입맛엔 맞지 않아요^^;;
제 친구가 밥 담당이었고 저는 반찬 담당이었는데, 밥을 할때면 항상 밥을 푸고 일부러 냄비에 남겨 눌려서 누룽지를 만들고, 거기에 물을 부어 숭늉을 만들어 주곤 했어요. 유럽에서 먹는 숭늉~ 그 맛은 정말 일품이에요^^
[제육 볶음] - 재료 : 돼지고기 반 팩 200~300그람 정도, 양파 반개, 감자 반개, 때에 따라 옥수수 캔 반캔, 볶음 고추장(또는 고추장) - 만들기 : 돼지고기는 물에 한번 헹궈서 물기를 털어내고 프라이팬에 담는다. 감자와 양파를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 (감자는 더디 익기 때문에 최대한 얇게 자른다). 기름이 있으면 기름을 조금 두르고 돼지고기와 감자를 고추장과 함께 볶는다(이때 물을 1/3컵 첨가). 기름이 없으면 물만 반컵 정도 붓고 익힌다. 고기가 거의 익어갈 즈음 양파와 옥수수를 넣고 볶아 준다. 국물이 너무 없으면 고기가 타니 물 양은 고기양에 따라 조절하고 고추장 양 역시 식성에 맞게 조절해야 해요.
[오른쪽 사진] 제육볶음과 감자국
[감자국] - 재료 : 감자 1개, 소금, 분말 마늘, 물 - 만들기 : 감자를 작게 썰어서 물에 넣고 끓인다. 감자가 익으면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분말 마늘을 조금 넣어 감자 풋내를 없앤다. 소고기가 있으면 소고기를 넣어서 소고기 감자국을 해도 되겠죠^^ 마늘은 없으면 생략해도 됩니다. 국물이 약간 달달해도 상관없다면 마늘대신 양파 반개 사용.
[녹차 삼겹살] - 재료 : 삼겹살 적당량, 가루 녹차, 상추 (양상추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끝부분이 붉은색을 띄고 밑둥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상추가 아삭하고 우리 입맛에 맞음) - 만들기 : 삼겹살을 프라이팬에 올려 약한불로 한쪽 면을 먼저 굽는다. 한쪽 면이 반 정도 익으면 거기서 기름이 나오므로 반정도 익은 면에 가루 녹차를 솔솔 뿌려 뒤집는다. 안익은 면에도 가루 녹차를 뿌리고 골고루 뒤집어 익힌다. 적당한 크기로 자르고 미리 씻어 놓은 상추에 싸서 먹는다.
젤 간단하게 해 먹을 수 있는데요, 가루 녹차 덕분에 돼지 냄새도 안나고 좋았지만 많이 타기도 하니 불조절을 잘해야 합니다.
[커리] - 재료 : 감자 반개, 양파 반개, 옥수수 캔 반캔, 당근 반개, 닭 또는 돼지 살코기 적당량, 액상 혹은 가루 커리 - - 만들기 : 가루 커리는 미리 물에 개어 풀어놓는다 (액상 커리는 나중에 그냥 부으면 됨). 고기, 감자를 썰어 냄비에 넣고 재료가 잠길 정도만 물을 부어 끓인다(기름이 없어서 볶는 과정은 생략). 재료가 익을때 즈음 양파와 당근, 옥수수를 넣고 풀어 둔 커리를 넣고 바글바글 끓인다. 걸죽한 걸 좋아하면 물을 적게 넣고, 묽은걸 좋아하면 많이 넣어서 조절하시고, 커리는 매콤한 인도나 태국 제품을 고르세요. 유럽식 커리는 너무 느끼해서 고추장 없이 먹기 힘들더라구요^^;;
[닭도리탕] - 재료 : 닭가슴살 적당량, 감자 반개, 양파 1개, 옥수수 캔 반캔, 볶음 고추장(또는 고추장) 듬뿍 - 만들기 : 닭가슴살을 적당한 크기로 자르고 감자를 잘게 썰어 프라이팬에 넣고 물을 자작하게(재료의 반만 잠기게) 붓고 끓인다. 재료가 익으면 양파와 옥수수, 고추장을 넣고 끓여준다.
역시 물 양은 적당히 조절하셔야 하구요, 가슴살만 있는게 좀 비싸긴 하지만 통닭은 질겨서 뜯다가 손톱이 빠질수도 있으니 꼭 살만 있는 고기를 구입하세요^^;; 다리살만 있는 것도 상관없구요, 뼈째 조각낸 닭고기는 익는데 너무 오래 걸리니까 되도록 살만 있는 닭고기로 요리하시는게 음식도 빨리 되고, 간도 빨리 배서 좋답니다. [양파 계란찜] - 재료 : 계란 4개, 물 한컵, 양파 반개, 소금 약간 - 만들기 : 계란은 그릇에 완전히 풀어서 냄비에 넣고 소금을 녹인 물 한컵을 부어 고르게 섞는다. (소금 양은 싱겁게 먹을 땐 엄지, 검지, 중지 세 손가락을 모아 듬뿍 한번 집은 양, 약간 짭짤하게 먹을 땐 두번 집은 양) 양파는 최대한 잘게 썷어서 계란과 함께 섞어준다. 냄비가 많아 중탕이 가능하면 중탕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아주 약한 불에 익혀준다. 보글보글 끓기 전에 젓가락으로 바닥까지 몇 번 저어주고, 계란이 표면을 제외하고 거의 익었을 때 불을 끄고 뚜껑을 닫아 윗부분을 익혀준다. [함박 스테이크] - 재료 : 다진 돼지고기로 모양을 낸 것(동그란 모양, 길쭉한 모양 등 다양하게 판매), 치즈 2-3장, 불고기 양념(오*기 등), 양파 1개 이상, 감자 반개, 옥수수 캔 반캔
- 만들기 : 양파는 길쭉하게 썰고 감자도 가늘게 채썰어 프라이팬 바닥에 두툼하게 깔아준다. 야채위에 불고기 양념을 골고루 뿌리고 물을 반컵 정도 부어준다. 야채 위에 함박 스테이크 고기를 올리고 부서지지 않게 주의하면서 굴려가며 익혀준다. 감자가 다 익으면 간을 보고 불고기 양념을 적절히 첨가해 고기를 마저 익혀준다. 고기가 다 익으면 접시에 양파와 감자를 담고 그 위에 스테이크를 올린 후 치즈를 올려 녹여준다.
불고기 소스는 짜기 때문에 한꺼번에 왕창 부으면 안되고, 중간중간 국물 맛을 보며 첨가해야 하구요, 기름이 없어서 물을 이용해 익히는거니까 물은 재료가 타지 않을 정도만 넣어주세요. 함박 스테이크는 별의별 희안한 요리를 다 해먹는 유럽 애들한테 자극 받아서 첨이자 마지막으로 해본 건데요, 재료도 간단하고, 소스맛이 좋아서 소스만 구할 수 있다면 간편하게 만들 수 있어요. 고추장 요리할 때는 다 도망가던 외국애들도 불고기 양념으로 요리하면 어디선가 킁킁거리면서 나타난답니다^^
2007년 1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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