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깜장천사(황현희, hyunee@hyunee.com) 홈페이지 : http://www.hyunee.com
안녕하세요~ 지금 로마에 있는 깜장천사입니다. 10월의 마지막 날, 서울에 있었다면 괜히 분위기 잡고 술 한잔 했을 그 밤에 저는 베네치아에서 로마로 내려왔습니다.
친구 신부님이 마련해준 수도원 숙소에서 짐을 풀고 정말 죽은듯이 자고 일어났죠. 아침을 먹고 관광을 나가려했더니 할아버지 수사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수사님 : 세라피나~ 오늘 어디 갈꺼야? (아.. 세라피나는 깜장천사의 세례명입니다) 깜장천사 : 로마에 왔으니 바티칸에 먼저... 수사님 : 오늘은 그냥 여기서 쉬지? 오늘 휴일이야.. 깜장천사 : 왜요? 수사님 : 컥~ 오늘 모든 성인의 날이잖아. 그래서 다 쉬는 날이야... 깜장천사 : 그게 무슨 상관.....
아하하~ 수사님의 노려보는 눈초리에, 그 뒤에서 저를 한심하게 보는 친구 신부님의 눈초리에 더는 말 못하고 깨갱... 했습니다. ^^;;; (깨갱 시켰으면 이유나 말 해 달라고요~~~)
모든 성인들, 특히 교회력에 있어 축일이 지정되지 않은 성인들을 기념하기 위한 날로 11월 1일에 지낸다. 609년 교황 성 보니파시오(St. Bonifatius) 4세가 로마 판테온 신전을 교회에서 사용하기 위해 축성하고, 성모 마리아에게 봉헌하면서 이 날을 제정하였다. 그러나 처음에는 5월 13일에 지켜졌는데 교황 성 그레고리오(St. Gregorius) 3세(재위 : 731-741)가 성 베드로 대성당 안의 한 부속성당을 특별히 모든 성인들을 위해 봉헌하면서 날짜가 변경되어 11월 1일로 바뀌었다. 이후 835년 교황 그레고리오(Gregorius) 4세(재위 : 827-844)에 의해 전 교회에 보급되었다. (@ 가톨릭 대사전)
 [위의 사진] 수많은 성인들의 종합선물셋트,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 예수님과 성모마리아 주변에 성 베드로와 성 로렌조 등 수많은 성인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깨갱~ 하고 밖으로 나온 깜장천사는 비오는 로마를 걍 걸어다녔습니다. 공휴일이라 한산~ 하고 상점은 문을 닫고 뭐 그렇더군요. 베네치아에서 떠나기 직전 할로윈이라고 북적대던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더라는...
할로윈은 10월 31일, 그리고 모든 성인의 날은 11월 1일... 뭔가 연관이 있을거 같죠??

기원전 5세기경 켈트족 Celtes의 한 지파인 골르와 족의 달력으로는 10월 31일이 한 해의 끝이고 11월 1일부터 새해가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이날 골르와족들은 방목하던 가축들을 모두 다 불러들이고 태양에 감사드리는 제사를 지냈는데 이런 제사를 지내는 한 해의 마지막 날에는 죽은 자의 영혼이 가족을 잠시나마 방문할 수 있다고 생각했대요.
이들은 10월 31일 저녁에 모든 아궁이의 불을 다 꺼버리고, 새해의 첫 시간에 새해에 좋은 일만 일어나도록 엄격하게 사맨 Samain 의식을 치루었다고 합니다.
모든 사람이 둥그렇게 원을 그리며 앉으면 제사장이 신전의 ‘성스러운 불’을 장엄한 의식과 함께 끈 후, 나쁜 귀신들을 몰아내고 태양신을 찬양하기 위하여 신성한 떡갈나무의 마른 가지를 비벼서 새로이 불을 피우면, 각 가정의 가장은 붉은 숯으로 이 성스러운 불에서 불씨를 받아 아궁이에 불을 옮겼다고 합니다.
그리고 가정에서는 액운과 위험을 막아준다고 믿었던 이 불씨를 한 해 동안 절대로 꺼뜨리지 않았다고 하구요. 아니.. 꺼뜨리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는 표현이 더 맞을듯 하네요.
이 사멘 Samain 의식은 골르와 족에게 가장 중요한 행사였고 의식 후에는 제물로 사용된 흰 소 두 마리가 식탁에 올리고 먹고 마시는 잔치를 보통 보름 정도 진행했다고 합니다. 이 잔치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축제를 방해하러 방문할지도 모르는 나쁜 귀신들이 겁을 먹도록 으스스한 옷을 입고 분장을 했다고 하구요...
이렇게 치러지던 행사는 몇 세기가 지나면서 가톨릭 달력과 동화되었고, 840년 교황 그레고리 4세께서 모든 성인들의 축일을 11월 1일로 정하고, 그 전날인 10월 31일부터 지킬 것을 공표하면서 완전히 동화되었다고 합니다.
할로윈의 어원은 영국인들이 모든 성인들의 날을 “All Hallows'day”라고 부르고, 그 전날을 “All Hallow E’en”이라고 부르다가 ‘할로윈 Halloween’으로 바뀐 것이구요...
아이들에게 할로윈 축제는 재미있는 복장을 하고 사탕을 얻어오는 좋은 날입니다만... 그 이면에 담긴 뜻은 한 해를 무사히 보낼 수 있게 해주신 신께 감사드리는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이지요. 우연히? 교황께서 모든 성인의 날을 11월 1일로 지정하시면서 신께 감사드리고 다른 성인들께도 함께 감사할 수 있는 날이 되었구요...
가톨릭에서는 세례를 받고 세례명을 정하게 됩니다. 많이들 아시는 성인, 성녀들을 자신의 교회 내 이름으로 갖게 되지요. 그리고 그 성인, 성녀들의 축일을 교회 내 생일? 혹은 기념일로 갖게 되고 축하받게 됩니다.
제 세례명은 앞에서 말씀 드린 것처럼 세라피나입니다. 제 세례명을 지어주신 제 고모님께서는 천사의 이름이라고 하시면서 축일은 수호천사의 기념일인 10월 2일이라고 하시더군요. 물론... 말씀해주시는 분마다 썰이 다르긴 합니다만..... ^^;;;;
성인들의 삶은 우리가 알 수 없는, 어찌보면 상상하기도 힘든 삶을 사시기도 하셨습니다. 그분들의 삶은 주로 그림 속에서 표현되지요. 다음 달에는 성인들에 대해서 잠시 이야기 하고 어떤 식으로 표현되는지, 어떤 삶을 사셨는지에 대해서 말씀드릴께요.
이번 글에는 그림이 없죠? ^^;;;; 다음 달에는 그림 자안뜨윽~ 넣어드릴께요~ 추워지는 날씨 감기 조심하세요~~~
문의하실 점이나 오류가 있다면 깜장천사의 이메일(hyunee@hyunee.com)로 연락 주세요~
2007.11.5 >> 깜장천사님의 '종교문화 읽기' 전체 글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