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프로라이프 의사회에서 낙태를 심각하게 자행하는 산부인과 몇 곳을 고발하면서
우리 사회에 커다란 문제제기를 던진 것을 보고
드디어 겉으로는 보이지 않던 상처의 고름이 터질 때가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의사가 의사를 고발하는 것에 조직내에서는 불쾌할 수도 있지만,
얼마나 심했기에 그 실상을 눈으로 보아온 의사들이 양심선언하듯
총대를 매고 나섰나싶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성교육이나 성에 대한 수준은
아주 저급한 수준으로 한심하기 그지없다.
내가 대학생 때만 해도 지하철 첫번째 칸과 끝 칸은
여성전용칸이었는데 지하철내 치한문제가 하도 심각해서 '여성전용칸'이 만들어졌었더랬다.
물론 몇년 뒤에는 없어졌지만,
이런 제도를 지금도 유지하고 있는 나라가 있다면 이란이나 인도같은 나라쯤 되겠다.
여행하면서 느낀 것이지만
여성의 몸을 꽁꽁싸매게하는 나라일수록 여권이 낮고, 치한이 득시글하며
여성의 몸의 노출이 자유로운 나라일수록 여권이나 성평등이 이루어진 사회라는
공식을 만들어도 될 만큼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인 경우
경제수준은 상위권이면서 이러한 성과 관련한 문화수준을 보면
사회가 대단히 기형적으로 발전해왔다고 생각할 수 있다.
낙태문제 또한 마찬가지다.
미국에서 여권이 강해지면서 낙태를 할 수 있는 권리를 입법화시킬 무렵
낙태를 공식적으로 시도했던(비공식적으로 하면서 많은 여성들이 사망하는 등 문제가 많았다)
산부인과 의사들은 테러를 당하거나 살해당했던 때가 있었다.
우리나라는 한시적으로 생겨났던 '여성전용칸'처럼
이제 낙태문제도 법적으로 강하게 제지해야한다고 말하는
신기한 시기를 맞게 된 것이다.
얼마나 문제가 심각했으면,
사회단체도 아니고 그것도 의사들이 이런 문제를 제기했을까 싶다.
우리나라에서 경제성장을 촉진시킬 무렵,
산아제한 정책을 취할 때 그것이 전 사회적인 콘돔활용 같은 사전 피임교육을 통해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임신을 한 뒤에 '임신중절'이란 방법으로, 이것을 '피임'의 수단으로 이용했다는 것에
참으로 가슴이 먹먹하다.
도대체 우리 엄마들 세대는
얼마나 많은 희생을 감내했던 것일까...? ㅠㅠ
미혼은 유교적인 분위기 때문에 임신중절을 그리고, 해외입양을 선택하고,
기혼은 경제적 이유로 '임신중절'을 선택했다고 하는데(미혼보다 임신중절 %율이 더 높다)
왜 항상 이런 일들은 여자들이 감내해야 하는 것인가 싶다.
임신중절은 손가락의 티눈을 제거하는 게 아니라
일종의 출산이라 할 정도로 중절 이후 몸조리가 중요하고, 몸을 상하게 하는 일인데
낙태에 대한 교육이 일차적인 입장이 되는 여성이나 그리고, 남성에게 충분한 것일까?
패널에 참석했던 진교훈 명예교수가
우리나라는 유교문화를 가진 나라로서 태어난 아이에게 1살을 부여하는 것처럼
뱃속의 태아또한 인간이고 생명체라고 말했지만,
OECD국가 중에서 낙태율 1위이며(동시에 세계 1위이기도 하다고 -_-),
유교문화 덕분에 해외입양률 역시 매우 부끄러운 수준- 역시 세계 1위-으로
자리잡고 있다. -_-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이 여성들의 생명에 대한 '무책임'의 문제일까?
또, 한편으로는 흥미로운 것이
우리나라의 형법에서는 이윤상 성폭력상담소장의 말처럼
태아는 '인간'이 아니며 인간이라고 보는 시점은 '산모진통'이 시작될 때부터이니
낙태에 대한 권리는 여성에게 있다. 라고 말하는 것처럼
우리 사회는 성에 대해 매우 이중적이고 혼란에 싸여있다.
나는 이 논의에 선행되어야 할 기본적인 것이 있다면,
- 어렸을 때부터 실직적인 피임교육과 낙태방지교육을 진행하고,
정자와 난자가 만나서 임신한다는 류의 성교육 말고,
어렸을 때는(또는, 결혼하기 전까지는) 성관계를 하지말라는 말도 안되는 교육말고
생명에 대한 책임과 효과적인 피임방법에 대한 교육을 해야한단 말이다.
실질적으로는 청소년들에게 콘돔을 무상으로 제공하거나,
요즘 케이블에서 하는 '선데이나이트 섹스쇼'(캐나다)같은 성에대한 교육을 오픈화해서 하는게 필요하다.
그리고, 성교육을 포르노로 배우는 남자들은 문제가 정말 심각하다. -_-
포르노공화국인 우리나라도 쪽팔리지만
성교육을 포르노를 통해 배우는 남자들도 정말이지.....ㅠㅠ
- 아이가 생겼을 때 상대 남자에 대한 법적 책임감 부여.
미혼모에게 정부가 지급하는 돈이 겨우 5만원(올해부터는 10만원)이라는 것에 정말 놀랐다. -_-;
이게 출산을 장려하는 국가의 모습은 아닐 터,
이것만보더라도 여성을 낙태와 해외입양으로 몰아가게 만드는 국가와 사회의 핵심인듯.
이런 경우 아이 아빠에게 법적으로 양육비를 청구하고 강제하는 법안이 있어야겠다.
우리나라에는 말만 가능하고 강제는 못한다는데
외국에서는 통장에서 자동으로 출금되게 한단다. 좋은 방법인듯.
애 엄마는 있는데,
애 아빠는 없는 이상한 나라.
결국 낙태나 해외입양을 선택해야하는 미혼여성이나
또는 몸을 망가뜨리며 여러번 임신중절을 선택하는 기혼여성(우리 어머니 세대)들을 생각하면
그 상대 남자들에게 정말 너무너무 화가난다.
여성들은 순진한 척, 성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른 척 하지말고 -_-
"피임없이는 결코 하지않겠다."라는 강한 의지가 필요하다.
피임없이 관계하려는 남자는
나의 욕구를 위해 너의 몸 따위는 어떻게되던 신경쓰지 않는
이기적인 남자라고 생각해야한다.
어제 13주된 아이가 낙태되어 팔다리가 잘려 꺼내진
(잘라서 꺼낸게 아니라 살이 너무 여려 꺼내다보니 잘리게 된)
사진을 보았더니 오늘 잠에 깨서도 눈 앞에 아른아른한다.
태어나는 아이만큼이나 죽은 아이들이 많다니...
가슴이 너무 아프다.
오늘 아침, 깜장초컬릿에게 물었다.
"자기, 자기는 언제부터 태아가 인간인 것 같아?"
"심장이 뛸 때부터...?"
* 홈페이지 : http://www.kbs.co.kr/1tv/sisa/toron/notice/notice.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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